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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공매,부동산 정보

온비드 공매 낙찰 후기 (4) 세입자 명도 성공

by 산토끼네 2022. 2. 9.

지난번 썼던 것처럼 온비드에서 공매 낙찰 후, 바로 집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세입자 만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여차저차 하여 결국 집안에 들어가서 세입자를 만나기는 했는데, 너무 충격이었다. 자세한 후기는 아래에 기록해 본다. 

이전의 공매 낙찰 이야기들

2022.02.07 - [경공매정보] - 공매 낙찰 받아서 내집 마련 한 후기 (1)

2022.02.09 - [경공매정보] - 공매 낙찰 후기 (2) 낙찰잔금 대출 (경매 공매 차이)

2022.02.09 - [경공매정보] - (3) 공매 낙찰 후 대출 , 세입자 연락 & 내용증명 발송

세입자와의 줄다리기 끝

내용증명도 한번 보냈고, 계약 연장의 기회도 없을뿐더러 늦게 나가면 월세까지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세입자는 태도가 바뀐 듯하였다. 하지만 계속 집 보여주기를 꺼려하는 게 이상했다. 내가 일부러 만나서 얘기도 할 겸 저녁이나 주말에 해당 집에서 한번 뵙자고 했더니, 그냥 집 앞 커피숍에서 보면 안 되냐고 하셨다. 뭔가 좀 이상했다. 집안에 내가 모르는 큰 하자가 있는 건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가 세입자 얼굴 보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제가 집주인인데 집 상태는 한번 봐야 하지 않겠냐고, 한 달 전부터 부탁드렸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 부탁이냐고, 어차피 이사 나가실 거고 저도 들어가면 인테리어도 해야 하는데, 미리 한 번 가서 인테리어 견적 정도 한번 대충 내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약간의 감정을 실어서 강하게 그렇지만 짜증 내지 않고 말했다. 결국, 주말 늦은 오후에 가서 집을 보기로 했다. 드디어 내 집을 볼 수 있는 건가 떨리기 시작했다. 

 

 

집 상태가 이상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집 상태가 이상하기 보다는, 집안 꼴의 상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복도부터 주방 그리고 거실까지 정말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물건이 사람 허리 정도까지 쌓여있었다. 살면서 이런 집은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어서, 물건과 물건 사이를 점프해서 다녀야 했다. 온갖 책과 물건 박스 과자봉지 등이 마치 막 이사 온 것처럼 높이 쌓여 있어서, 집을 둘러보긴 했지만 여기가 안방인지 거실인지 밥 먹는 곳인지 정말 분간이 안될 정도로 심각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집이란 적당한 인테리어로 화장을 시켜놓으면 예쁘니까, 기능상 하자 부분만 보면 된다. 보일러가 잘 작동되는지 몇 년식인지 보러 가려고 세간살이 사이를 점프해가며 까치발로 베란다로 갔는데, 더 정신없는 카오스였다. 됐다, 안 봐도 된다, 아니 볼 수가 없다. 포기하자. 작은방 두 개는 고등학생 아들과 대학생 딸(아마도)이 쓰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히스토리

예상하건데, 집주인과 잘 알고 있는 사이로 보였다. 처음 통화할 때 더 있으시고 싶으시면 기존 집주인과 맺었던 계약대로 월세 주시면 된다라고 했더니, 얼버무리면서 '사실 그쪽이랑 좀 그런 관계가 있어요.'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위장임차인이 아닐까 의심을 했었다. 최우선 변제금으로 받아갈 수 있는 금액 정도로 보증금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엉망진창이었던 집안 내부 또한 당장이라도 이사 갈 거라서 굳이 짐을 다 풀지 않고 살다가, 하나 둘 그때그때 필요한 책이나 옷가지들만 꺼내 살다 보니 그게 길어져서 물건이 쌓이고 또 쌓인 모양새였다.

 

굳이 더 파보지 않은 이유

내가 모르는 이 집의 히스토리를 더 파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내 낙찰금액이 더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내가 대출까지 받아서 낸 잔금은 국세, 지방세, 세입자 혹은 집주인들이 어차피 나눠가지게 될 것이다. 또, 나한테서 받을 금액이 있어야 이 분들도 나에게 협조적일 거라고 생각해서 더 파보진 않았다. 

명도 당일 

명도 당일, 짐을 다 뺐다고 하셔서 현장에 가보았다. 세간살이가 너무 더러워서 미안했던지 직접 어느 정도 청소를 했다고는 하시는데, 손댈 때마다 나오는 새끼 바퀴벌레들 때문에 한숨이 나왔다. 어쨌든 짐을 뺀 것은 맞으니 명도 확인서를 드렸다. 서류 전달하기 전에 물론, 아파트 관리비, 가스비 등을 제대로 정산했는지 확인했다. 경공매 물건은 관리비 미납되어있는 집이 많으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 아주머니를 건물 앞에서 만나서, 서류를 전달했다. 남편으로 보이시는 분의 차를 타고 왔는데 K7이었나 K9이었나 그랬다. (내 경험상 불쌍하고 사정 있어서 봐달라고 하시는 분들 전부 별 탈 없이 잘 사신다. 갈 데가 없어서 좀 봐주면 안 되겠냐고 하셨던 분이, 일주일 만에 내가 산 집 바로 앞동으로 이사 가신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니 읍소한다고 넘어가지 말자. 세상 사람 나 빼고 다 잘 산다.)

 

명도확인서 주기 전 확인해야 할 것들

  • 아파트 관리비 완납
  • 가스비 완납
  • 기타 집 관련 납부금 확인
  • 집 비번 확인 (그날 바로 바꿀 것)

이렇게 세입자 명도를 마치고, 빈 집에서 청소를 하고 또 했다. 워낙에 바퀴벌레가 많아서 인테리어 업자가 전화가 왔었기 때문이다. 바퀴벌레 좀 어떻게 해주면 안 되겠냐고. 인터넷에서 바퀴벌레 약 맥스포스였나 그걸 사서 온 집에 뿌렸다. 몸은 힘들었지만 내 집이 생겼다는 생각에 마음은 너무 행복했다. 그전에 그 우중충 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집은 없고, 이제 환하게 밝은 집에서 살고 있다. 이상, 경매 공매 낙찰로 내집 마련한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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